<사람을 안다는 것: 내용>
1. 수십 년 뒤에는 인공지능이 사람의 일을 많이 대체할 것이다. 그러나 인공지능이 절대로 할 수 없는 일이 있다. 그것은 사람 대 사람의 연결성을 만들어내는 일이다. 인공지능 시대에 번영을 누리고 싶다면, 다른 사람들과 연결되는 기술을 탁월한 수준으로 연마하라.
2. 회복력의 뿌리는 다른 사람이 자기를 이해해 준다는 느낌, 그리고 애정이 넘치고 상냥하고 침착한 다른 사람의 마음에 자기가 자리한다는 느낌에서 찾아볼 수 있다. 당신이 누군가를 바라보는 그 방식 속에서 그 사람은 자기 자신을 바라보는 방법을 배울 것이다.
3. 군중 속에는 '디미니셔 Diminisher'와 '일루미네이터 Illuminator'가 있다. '디미니셔'는 타인을 친구가 될 사람이 아니라 이용할 대상으로 바라본다. 이들은 고정관념을 가지고 다른 사람을 무시한다. 오로지 자기만 생각하는 디미니셔의 레이더에 타인은 잡히지 않는다. 반면 '일루미네이터'는 다른 사람에게 지속적으로 관심을 둔다. 이들은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기술을 따로 훈련받았거나 스스로 깨우친 사람들이다. 상대방에게서 무엇을 찾아야 하는지, 그리고 상대방에게 언제 어떻게 질문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 관심의 빛을 다른 사람들에게 비추어 그들이 자기 자신을 더 크고 더 깊고 더 존중받는 존재라고 느끼게 한다.
4. 동행의 특성
-첫 번째로 꼽는 것은 인내심patience이다. 신뢰는 천천히 구축된다. 동행을 잘하는 사람은 사회생활의 속도를 늦춘다.
-두 번째 특성은 장난스러움playfulness이다. 놀이를 통해 사람들은 긴장을 내려놓고 원래의 자기 모습으로 돌아가며 또 저절로 타인과 연결된다. 웃음은 농담 뒤에만 따라오는 게 아니다. 웃음은 사람들의 마음이 하나로 모일 때 터져 나오며, 이때 예상하지 못한 일이 일어나기도 한다. 즉 우리 사이에 깨달음이 울리는 것을 듣게 된다. 그렇게 서로의 마음이 통한 순간을 기뻐하며 웃는다. 그리고 서로를 바라본다.
-세 번째 특성은 타자 중심주의other-centeredness이다. 평범한 삶에서는 누군가와 동행한다고 하면 그 사람이 가진 계획에 동의한다는 뜻이 된다. 음악의 세계에서 이런 동행의 개념은 반주라는 형태로 익숙하게 다가온다. 피아니스트는 가수와 동행한다. 두 사람은 동반자로서 무언가를 함께 만든다. 동행자, 즉 반주자인 피아니스트는 보조 역할을 한다.
-네 번째 특성은 존재presence다. 동행을 잘하는 사람은 존재의 기술을 잘 알고 있다. 존재는 그 자리에 나타나서 자기를 드러내는 것이다. 누군가가 힘들어할 때 당신은 굳이 그 사람에게 현명한 말을 할 필요가 없다. 그 사람이 겪는 고통이 어떤 것인지 제대로 알고 그 사람에 있기만 하면 된다.
5. 다른 사람을 정말로 알아가는 방법이라면, 다른 사람의 말을 깊이 새겨듣는 일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누군가를 알아간다는 것은 곧 말하고 듣는 것이기 때문이다.
6. 훌륭한 수준으로 대화를 잘하기는 어렵다. 훌륭한 대화자는 다양한 주제에 대해 날카로운 통찰력을 제공하는 사람이라고 여겨진다. 그러나 이런 사람은 강연자이지 대화를 잘하는 사람이 아니다. 훌륭한 대화자는 쌍방향 소통을 끌어내는 데 달인이다. 훌륭한 대화자는 서로를 이해시키는 상호 탐색을 유능하게 이끄는 사람이다.
7. 좋은 대화를 나누는 열 가지 기술
1) 주의를 100퍼센트 기울여 집중해라.
몇몇 전문가들은 슬랜트SLANT라고 부르는 방법론을 추천한다. 가만 앉아서 Sit up 상대방 쪽으로 몸을 기울이고 Lean forward 질문하며 Ask questions 고개를 끄덕이고 Nod your head 상대방을 따라가는 Track the speaker 것이다. 귀가 아니라 눈으로 상대방의 말을 듣는 것, 이것이 당신의 100퍼센트 관심을 상대에게 집중하는 방법이다.
2) 능동적으로 대꾸해라.
열량을 소모할 정도로 적극적으로 상대의 말에 귀를 기울여라. 대화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자기를 드러내고 싶은 마음과 자기를 억제하고 싶은 마음 사이에서 갈등한다. 수동적인 리액션 앞에서는 말을 계속하고 싶은 마음이 사라지기 쉽다. 반면에 능동적인 리액션은 발화자가 계속해서 말할 수 있는 자리를 깔아준다.
3) 친숙한 화제를 꺼내라.
사람들은 자기가 잘 아는 주제가 나왔을 때 이야기하기를 좋아한다. 그러므로 누군가와 대화를 시작하려면 상대방이 애착하는 대상을 찾아야 한다.
4) 상대방을 관객이 아닌 작가로 만들어라.
좋은 대화자는 상대방에게 특정 사건이나 경험과 관련된 이야기를 물으면서 먼 곳까지 나아간다. 상대방에게 일어난 일 자체가 아니라 그 일을 어떻게 경험하고 느꼈는지를 궁금해한다. 또한 좋은 대화자는 과거의 사건을 지금은 어떻게 느끼는지 묻는다. 고통스러운 과거는 이따금 매우 만족스러운 경험이 되기도 한다. 그런 경험들로부터 상대방이 깨우친 교훈을 끌어내고 또 그 덕분에 상대방이 어떻게 변했는지 알아내는 것이 좋은 대화자가 하는 일이다.
5) 대화가 끊기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라.
좋은 대화자는 상대방에게 대꾸하고 나서기보다는 인내하면서 경청하고 무언가를 배우고자 한다. 상대방의 말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고 어떻게 대꾸할지 몇 박자 쉬며 고민한 다음에야 비로소 손을 들어서 상대의 말을 멈춘다는 뜻이다. 이렇게 몇 박자 쉴 때 주제를 깊이 생각할 여유가 주어진다.
6) 루핑을 해라.
심리학에서 루핑looping이라고 부르는 개념이 있다. 상대가 방금 한 말을 반복함으로써 그 말의 의미를 재확인하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루핑을 하면 상대방이 하는 말에 좀 더 귀 기울이게 된다. 그러면 상대방도 당신의 변화를 감지할 것이다. 루핑에는 이야기가 곁가지로 뻗어나가려는 산만한 흐름을 다시 핵심으로 가져다 놓는 효과도 있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누군가는 루핑을 가식적인 대꾸라고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7) 조산사가 되어라.
좋은 대화는 상호적이다. 대화자 양측이 사용하는 시간도 대략 반반이다. 조산사는 통찰을 가지고 대화를 주도하는 주체가 아니라 상대방이 발전시켜 나가는 통찰을 받아들이고 이를 토대로 새로운 생각을 자극하는 존재다. 조산사는 상대방이 편안한 마음을 가지도록 하지만, 상대방을 부러 자극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사람들은 온갖 방식으로 자기 자신에게 온전히 정직하지 않은 태도를 취한다. 이런 상황에서 조산사는 상대방이 정적해지도록 유도하고 격려한다.
8) 보석 진술로 돌아가라.
서로 다른 의견으로 어려워진 소통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이 있다. 조정관인 아다르 코헨 Adar Cohen이 '보석 진술 gern statement'이라고 부른 방법이다. 다른 주장을 하는 두 사람이 모두 동의하고 있는 진술을 말한다. 예를 들어 "아버지를 치료하는 것과 관련해서 우리 두 사람의 의견이 갈리긴 하지만, 너의 선의를 의심한 적은 없어. 우리 둘 모두 아버지에게 최선의 결과가 나타나길 원한다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이다." 의견이 가려서 갈등하는 와중에도 두 사람이 보석 진술로 돌아갈 수 만 있다면, 이들은 관계를 단단하게 유지할 수 있다.
9) 드러나지 않은 차이를 찾아라.
의견 차이 아래에 놓여 있는 다른 차원의 차이를 찾는다는 것은, 대화의 두 당사자가 그런 의견을 가지게 된 도덕적, 철학적 뿌리를 찾는 것이다. 이럴 때 이 두 사람은 서로를 탐구하게 된다. 그래서 자기주장을 앵무새처럼 되풀이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에게서 이야기를 끌어내게 된다.
10) 상대의 말에 숟가락을 얹지 마라.
상대방과 좋은 대화를 이어나가고 싶다면, 자기 이야기를 하기 전에 먼저 진득하게 앉아서 상대방이 하는 말에 귀를 기울여라. "어떤 것에 대해 내가 하는 말을 누군가가, 그 말의 의미를 분명하게 알아들을 때까지 귀를 기울이고 들어주는 것은 인생을 살아가는 동안 자주 만나지 못하는 매우 드문 경험이다." 우리의 목표는 이런 경험을 늘리는 것이다.
8. 좋은 질문을 던지는 일은 사람을 취약하게 만든다. 자신이 모른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안전하다고 느끼지 못하기에 자기를 보호하려는 세상은 질문이 적은 곳이 된다.
9. 심리학자 이선 크로스 "자기를 드러내려는 인간적인 욕구는 강력하다." 듣고 듣고 듣고 또 들어라. 당신이 이렇게만 하면 사람들은 기꺼이 자기 말을 할 것이다. 왜 그럴까? 왜냐하면 평생 그들이 하는 말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들은 자기 자신에게도 자기 이야기를 하지 않았을지 모른다.
수많은 수수께끼로 둘러싸여 있을 때는 질문하며 살아가는 것이 최고다.
10. '도덕 형성 moral formation'이라는 말이 답답하고 케케묵은 구식으로 들릴 수도 있겠지만 이 말은 매우 실용적이고 단순한 목표를 갖는다.
첫째, 이기심을 억제하고 타인을 조금이라도 배려하기 위해 마음 쓰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다.
둘째, 한 사람으로 하여금 인생의 목적을 찾게 도움으로써 삶에 안정성과 방향성과 의미를 부여하자는 것이다.
셋째, 주변 사람들을 배려하는 사회적이고 정서적인 차원의 기본기를 가르치자는 것이다.
11. 어려운 대화가 필요한 이유 하나는 타인에게 "당신은 이것을 어떻게 바라보는가?"와 같은 명백한 질문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12. 어려운 대화를 어렵지 않게 할 방법은 없다. 자기와는 인생경험이 전혀 다른 사람을 온전하게 이해할 수는 없다. 흑인으로 사는 것, 여자로 사는 것, Z세대로 사는 것, 장애를 가지고 태어나 살아가는 것, 노동자 계급 남자로 사는 것, 이만 자로 사는 것, 그리고 그 밖에도 수많은 인생 경험을 겪으며 살아가는 것이 어떤지 나는 결코 알지 못할 것이다. 개인에게는 신비로운 깊이가 있다. 서로 다른 문화사이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으므로, 낯선 문화 앞에서는 존중하는 마음과 경외감을 품어야 한다.
13. 공감은 세 가지 기술로 구성되어 있다.
첫째, 미러링mirroring이 있다. 미러링은 상대방의 감정을 정확하게 포착하는 행위다. 미러링을 잘하는 사람은 자기 앞에 있는 사람의 감정을 빠르게 경험하고, 상대 몸에 담긴 감정을 자기 몸으로 빠르게 재연한다. 다른 사람이 미소를 지으면 따라서 미소 짓고, 하품을 하면 하품하고, 얼굴을 찌푸리면 따라서 얼굴을 찌푸린다. 미러링을 잘하는 사람들은 감정 입자도가 높아서 유연하고 풍성한 방식으로 세상을 경험한다. 그들은 분노, 좌절, 압박, 스트레스, 불안, 고뇌, 짜증처럼 비숫한 감정을 구분할 수 있다.
두 번째 기술은 정신화mentalizing다. 상대가 왜 그런 감정을 느끼는지 알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인간밖에 없다. 인간은 경험과 기억에 의존함으로써 그렇게 한다. 모든 인식 방식에서 그러듯이 우리는 '이것은 무엇과 비슷할까?를 묻는다. 정신화 기술을 잘 연습하면 다른 사람의 복잡한 감정을 꿰뚫어 볼 수 있다. 또한 정신화는 한 사람에게 공감하는 동시에 판단을 위해 그에게서 떨어져 나오는데 도움이 된다.
세 번째 기술은 배려caring다. 정신화가 자기 경험을 다른 사람에게 투사하는 것이라면, 배려는 자기 경험에서 벗어나야 할 수 있는 것이다. 그 사람에게 필요한 것이 자기가 그런 상황에 놓일 경우에 필요한 것과는 완전히 다를 수 있음을 이해해야 한다.
14. 트라우마로 영구 손상을 입은 사람은 이미 일어난 일을 자기가 가진 심리 모델에 동화시키려고 한다. 반면 성장하는 사람은 새로운 모델을 만들기 위해서 이미 일어난 일을 수용하려고 한다.
15. 정확하고 일관성 있는 인생 이야기를 구성하는 능력은 학교에서 가르치지 않는 중요한 기술이다. 개인적인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은 의미 있는 삶을 영위하는 데 결정적이다. 자기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내야 할지 모른다는 것은 자기가 누구인지 모른다는 말이다.
16. 자기를 2인칭이나 3인칭으로 말하는 사람들은 불안감이 적고 말을 조리 있게 잘하며 과제를 효율적으로 완수하고 의사소통을 효과적으로 한다. 이런 식으로 자기 자신과 거리를 둘 수 있다면야 마땅히 그러는 게 좋다.
<사람을 안다는 것: 느낀 점>
훌륭한 대화자는 다양한 주제에 대해 날카로운 통찰력을 제공하는 사람이라고 여겨진다. 그러나 이런 사람은 강연자이지 대화를 잘하는 사람이 아니다. 훌륭한 대화자는 쌍방향 소통을 끌어내는 데 달인이다. 훌륭한 대화자는 서로를 이해시키는 상호 탐색을 유능하게 이끄는 사람이다.
- 말을 잘하는 것과 설명을 잘하는 것은 다르다. 회사에도 그런 윗사람이 있었다. 선후배들에게 화려한 미사여구를 사용하며 말을 번지르르하게 하는 그런 류의 사람이었다. 정작 실력은 없고 남들을 쪼아서 실적을 내는 그런 상사였다. 그래도 나는 그런 사람은 안 돼야겠다고 다짐하게 만들어주는 긍정적인 영향은 있었다.
정확하고 일관성 있는 인생 이야기를 구성하는 능력은 학교에서 가르치지 않는 중요한 기술이다. 개인적인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은 의미 있는 삶을 영위하는 데 결정적이다.
-우리나라 교육 시스템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구성하는 능력을 가르친다는 것을 들어본 적이 없다. 왜냐하면 우리나라는 입시 위주의 주입식 교육이기 때문이다. 나는 과연 개인적인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삶을 살 수 있을까? 이러한 능력을 기르기 위해 독서는 필수인것 같다.
자기를 2인칭이나 3인칭으로 말하는 사람들은 불안감이 적고 말을 조리 있게 잘하며 과제를 효율적으로 완수하고 의사소통을 효과적으로 한다. 이런 식으로 자기 자신과 거리를 둘 수 있다면야 마땅히 그러는 게 좋다.
-자기 자신을 한발짝 떨어져서 바라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남들이 나의 문제를 정확히 알려주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잘못된 방향을 가고 있음을 느낄 때 문제가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물어보고 방향 설정 할 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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