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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나를 찾는 시간. 유창선>

by 복온당 2023. 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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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찾는 시간
이 책의 저자인 유창선 박사는 30년도 넘는 세월 동안 시사평론가의 한길을 걸었다. 정치적 암흑기에 대학을 다녔던 저자는 진보적 사유를 실천하고 행동하는 정념의 삶을 살고자 했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진영에 갇히지 않고 시시비비를 가리던 그의 합리적 이성은, 무조건적 편들기를 요구하는 진영의 입장과 점차 불화를 겪게 되었다. 하지만 저자는 인기와 출세를 위해 대세에 영합하지 않고, 자기를 지키기 위해 무리를 떠나 자발적인 고독의 길을 걷게 된다. 그랬던 저자는 어느날 갑자기 찾아온 뇌종양 투병과 재활의 시간을 거치면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게 된다. 이 책은 생사의 기로에 섰던 저자가 두 번째 삶을 살게 되면서 갖게 된 인생에 대한 단상과 사유를 담은 글들을 모아놓았다. 진영의 시대 속에서도 경계인의 삶을 살려 했던 저자가 자신을 지키기 위해 기울였던 눈물겨운 노력들, 투병의 시간을 거치면서 달라진 세상과 인간에 대한 시선, 인생에서 진정 소중한 것들은 먼 데 있지 않고 바로 내 곁에 있었다는 깨달음, 세상에서 한발 물러서고 나니 고즈넉하고 평온한 삶이 열리더라는 경험, 그러니 동네 아저씨가 되어 나이 들어가는 것이 생각만큼 나쁘지 않더라는 얘기들이 잔잔한 문장 속에 담겨있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극한의 상황을 이겨낸 사람이 갖게 된 긍정적이고 평온한 마음의 행복을 읽게 된다. 아직도 여러 후유증들로 몸의 불편함을 겪고 있는 저자가 따뜻한 마음을 간직하며 감사히 살아가고 있는 모습은 우리에게 잔잔한 감동을 준다. 수십 년 전 진보적인 이념을 머릿속에 가졌던 청년은 이제 예순의 나이를 넘어 이념이라는 것의 공허함과 부질없음을 말하고 있다. 이념을 버리고 난 빈 자리에 대신 들어선 것은 소소한 일상을 살아가는 인간 본연의 충만한 행복감이었다. 저자는 지난날 자신이 매달렸던 거창한 것들이 사실은 그리 대단한 것들이 아니었음을 이제야 깨달았다고 고백한다. 그렇게도 중요하다고 믿었던 많은 것들은 시간 속에서 변색되거나 탈색되었다. 결국 마지막까지 자신의 곁에 남은 것은 가족밖에 없고, 인생의 마지막은 가족과 함께 사랑하며 늙어갈 것이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주어진 모든 것을 당연시했던 우리는 그 소중함을 모르고 살아가다가, 내 삶에서 정작 무엇이 소중했던가를 너무 늦게서야 깨우치곤 한다는 것이다. 내가 원했던 삶은 어떤 것이었던가를 생각해 보려는 사람들, 앞으로의 내 인생을 어떻게 채워갈 것인가를 생각하고 설계하려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크지도 요란하지도 않은 잔잔한 목소리로 우리에게 많은 울림과 여운을 주는 책이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나도 이렇게 인생 후반기를 살아봐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저자
유창선
출판
새빛
출판일
2022.07.30


내용:


1부 나를 지키며 살아가기
1. 사람에게는 저마다 자기에게 맞는 옷이 있다. 자기한테 맞지 않는 옷을 억지로 입으면 갑갑해서 몸을 제대로 움직일 수 없게 된다.
2. 심리학자 칼 융. 인간은 천 개의 페르소나를 지니고 있어서 상황에 따라 적절한 페르소나를 쓰고 관계를 이루어 간다.
3. '소크라테스'를 읽으며 인간의 자기 성찰과 좋은 삶에 대한 의지를 배웠고, '니체'를 읽으며 시련을 이겨내는 인간의 강인함을 생각했다. '푸코'를 읽으며 자기를 배려하는 삶의 의미를 생각했다. '카프카와 루쉰'를 읽으면서 나와 비슷하게 경계신의 삶을 사는 주인공들을 동지처럼 반갑게 만났다.
4. 신념을 과신하지 말라, 내가 틀렸을 수도 있다.

2부 투병의 시간, 다시 태어난 삶
1. 생 텍쥐페리. 사랑한다는 것은 우리가 서로 마주 보는 것이 아니라 함께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것이다.
2. 나는 내 인생에서 가장 처절하고 힘들었던, 하지만 최선을 다했기에 아름다웠던 이 시간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다. 고통은 분명 괴롭고 힘든 것이지만, 고통 위에서 피어나는 꽃은 아름답다.
3. 비자향은 뇌 중추신경 치유에 좋다고 한다.
4.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이 생기고, 잃는 것이 있으면 얻는 것도 생기는 것이 우리네 인생이다.

3부 인생에서 진정 소중한 것들
1. 우리들이 각자 담아 놓은 버킷 리스트 가운데서 가장 마지막까지 남을 소중한 것은 '가족과 함께 사랑하며 살아기기'가 아닐까. 내가 죽는 순간 곁에 있을 사람은 결국은 가족 밖에 없을 것이다.
2. 가정의 가장 중요한 문제는 부부가 함께 의논하고 결정한다는 원칙을 부부 사이에 세워놓는 것이 좋다.
3. 자기가 있는 곳을 탓하기 이전에, 어디서든 꾸준히 준비하는 사람이 오래 살아남을 수 있다.

4부 나이 들어간다는 것
1. 똑같은 삶이라도 자신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르게 보이는 법이다.
2. 언제나 세상 다른 사람들의 얘기에 귀 기울이고, 끊임없이 좋은 책과 말들을 접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공부를 하면서 계속 깨우치는 생활을 하는 것이야말로 늙지 않는 영혼을 간직하는 길이다.

5부 고즈넉한 삶의 시간
1.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누리기 위해 혼자서라도 저렇게 열성적으로 다닐 수 있는 사람이야말로, 자기를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다.
2. 한나 아렌트(인간의 조건). 인간은 자신이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을  때 그 어느 때보다 활동적이며, 혼자 있을 때 가장 덜 외롭다.
3. 계절이 가기 전 그 계절을 마음껏 느끼며 살아야겠다.(4월이 되면 푸른 청보리밭을 보기 위해 제주 가파도에 가서 걷고, 10월이 되면 단풍이 아름다운 오대산 선재길을 찾아 걷는다)
4. 자신을 사랑하고 믿으며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타인들의 관심과 무시 사이에서 굳이 촉각을 곤두세우며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다.
5. 나를 찾는 삶은 시선을 외부가 아닌 나 자신에게로 맞추는 삶이다. 내가 살고 싶은 삶은 결국 사람들이 모여있는 저 세상이 아닌 내 자신에게 달려있다.

느낀 점:
사랑에 대해서 다시 한번 알려주는 책(서로 마주 보는 것이 아닌 같은 방향으로 가는 게 사랑이란 걸 일깨워준 책)
주어진 모든 것을 당연시했던 내 삶에서 정작 무엇이 소중했던가를 너무 늦게서야 깨닫게 한 책.
내 곁에 있는 가족의 소중함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책.
계절이 가기 전 그 계절을 진정으로 느끼고 싶게 만들어주는 책(이런 생각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다. 앞으로는 와이프와 계절이 끝나기 전 그 계절을 진정으로 함께 느껴보는 시간을 가지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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